활동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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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사람이 죽인다
나무는 사람이 죽인다. 우암산 둘레길 나무 잔혹사 이재헌 (국제수목관리학회 공인 수목관리전문가, 나무 의사) 가로수 건강은 그 사회의 인권 감수성을 보여준다. 나무는 모두가 공유하는 거리에서 제일 소외되고 발언권이 없는 존재다. 말 없는 나무에 얼마만큼의 공간을 내어 주는지, 그리고 그 삶(수목생리)을 얼마나 존중하는지를 통해 한 사회의 인권 수준과 생태 감수성을 이해할 수 있다. 수목 관리 선진국은 길을 조성할 때 보행약자뿐만 아니라 미래 나무의 건강을 예측하고 돌보는 작업을 계획한다. 나무 건강을 위해 어린 묘목을 심으며 가로 세로 2미터의 공간을 내어 준다. 가지치기를 할 때도 한 번에 25% 이상 자르지 않는다. 이런 면에서 우리 사회는 경제 선진국이라는 말이 민망하게 인권 감수성과 수목 관리 모..
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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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틸먼 - 어머니를 돌보다
어머니를 돌보다 의무, 사랑, 죽음 그리고 양가감정에 대하여 - 린 틸먼 지음 이은규 “당신에게 도움이 되거나 정보를 제공하거나 위로를 건네거나 당신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지도 모르는 이야기” 책 앞머리에서 린 틸먼은 친절하게(?) 이 책에 실린 내용을 안내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녀의 말은 진심이었다. 나에게 이 책은 도움이 되었고 정보를 제공해주었고 위로를 건넸고 마침내는 마음을 불편하게도 했다. 마음을 불편하게 한 것은 린 틸먼 탓이 아니다. 가까운 미래에 나에게도 닥쳐올 상황이 떠오르면서 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에게도 어머니가 있고 적극적으로 늙어가고 있는 아내가 있고 내가 있기 때문이다. 린 틸먼은 자신의 두 자매와 함께 11년간 (요양원에 보내지 않고) 어머니를 돌봤다. 정확하게는 현..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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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대하는 자세가 국가 인권의 지표"
도시 쏘댕기기 ‘벚꽃 엔딩’ 우암산 둘레길 생태 탐사 후기 - 이구원 지는 벚꽃의 화사함과 앙상한 나무의 모습이 대조되며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도시 쏘댕기기 나무 시리즈를 참여할 때마다 이곳은 누구를 위한 공간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나무에게는 최악이요 사람에게도 일시적인 만족감을 줄지언정 안전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좋지 않다. 상당한 돈을 들였을 보행로 역시 중간중간 가파른 경사에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혼자 다니기에는 매우 어려워 보였다. 나무를 대하는 자세가 그 국가 인권의 지표를 드러낸다는 말이 좀 더 깊이 다가왔던 거 같다. 좁은 공간에 모여 자유를 박탈당한 채 살아야 하고 돌봄이 필요한 순간에는 방치되며 쓸데없는 간섭과 개입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없는 나무의 삶은 이 땅에 ..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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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클래펌 '인권' 강독 후기
4회차에 걸친 앤드루 클래펌의 '인권' 강독회였습니다 신성철 인권이 모종의 특수하고 한정된 권리 범주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윌리엄 에드먼슨(William Edmundson)은 권리에 관한 그의 개론서에서 인권을 다른 권리와 구별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인권은 대단히 특수한 기본적 권익만을 인정하므로, 일반적 의미의 권리와 다르며 도덕적 권리와도 다르다.” 인간이 가졌을 법한 모든 권리가 아니라 다소 특수한 권리 범주이다. 라는 이 책의 문구를 보고 수십번 읽었던 세계인권선언문을 다시 읽으니 인권의 과제와 인권운동의 지향점이 새롭게 그려지기 시작했다. 차별과 혐오가 넘치는 시대에 공감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하는 존엄에 대한 고찰을 다시금 해본다, 유희정 ( 246p ) “이 책의 한가지 목표는, 다양한 ..
202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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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대한 목소리 - 캐럴 길리건
인류가 파묘(破墓)해야 할 가부장제 - 이은규 섬세하고 사려깊은 캐럴 길리건은 자상한 안내자였다. 읽으며 생각하게 하고 저절로 스며들게 하는 부드러운 힘은 보살핌의 윤리가 갖는 자연스러움이리라. 담대한 목소리는 단단하지만 결코 경직되지 않은 호흡으로 시종일관 인간세계의 진보는 상호 보살핌에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구별하고 갈라서서 비난하는 것들로부터, 그 험한 것들로부터 탈주하는 상상을 시종일관 붇돋워주고 있다. 가부장제는 인류가 파묘(破墓)해야 할 험한 것이므로. 가부장제는 남녀를 구별하지만 페미니즘은 사람을, 생명을 하나로 보살핀다. 상호이해와 모두가 약자라는 보편적 약자로서의 성찰은 상호 보살핌과 돌봄의 윤리를 실현할 수 있도록 인도한다. 남성으로 살아온, 그 자체로 우위에 있으며 공공연한 가해자의..
2024.03.26
소식지 143호(2024.3.25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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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3월
2/28 수요강독회 진행 3/1 도시쏘댕기기 – ‘안녕하세요? 장류보위’ 사창, 봉명 이주민 마을을 가다 13 충북도 인권위원회 참석, 수요강독회 진행 21 충북도 인권협의회 참석, 인권연대 숨 12번째 봄날 25 펠프미 진행
20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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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호(2024.3.25 발행)
20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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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것을 따라다니다
헛것을 따라다니다 김형영 나는 내가 누군지 모르고 산다. 내가 꽃인데 꽃을 찾아다니는가 하면, 내가 바람인데 한 발짝도 나를 떠나지 못하고 스스로 울안에 갇혀 산다. 내가 만물과 함께 주인인데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한평생도 모자란 듯 기웃거리다가 나를 바로 보지 못하고 나는 나를 떠나 떠돌아다닌다. 내가 나무이고 내가 꽃이고 내가 향기인데 끝내 나는 내가 누군지 모르고 헛것을 따라다니다 그만 헛것이 되어 떠돌아다닌다. 나 없는 내가 되어 떠돌아다닌다. - 땅을 여는 꽃들(문학과 지성사, 2014)
20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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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과 참여
새벽과 참여 박현경(화가, 교사) 이르면 네 시 반, 늦으면 다섯 시 반. 나의 새벽이 시작된다. 좁은 관사(官舍) 방 한쪽 바닥에 펼쳐진 종이 위에 슥슥삭삭 색연필 선을 얹는다. 물을 쓰지 않으면서도 마치 수채화처럼 번지는 듯한 효과가 나도록 가늘고 곧은 선을 교차해 긋고 또 긋는다. 색과 색이 만나 이루는 또 다른 세계. 선을 긋고 또 긋는 사이 창밖이 밝아 오고, 일곱 시가 되면 작업을 멈춘다. 출근 준비를 시작할 시간이다. 다이어리 속 달력에 일정이 빼곡하다. 퇴근 후 약속이나 회의가 없는 날을 찾기가 힘들다. 그만큼 여러 일에 참여하며 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전교조 충북지부 음성지회장으로서 지회 조합원 선생님들께 실질적으로 도움을 드리는 방향으로 지회 운영을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전교조와..
20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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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파묘(破墓)해야 할 가부장제
인류가 파묘(破墓)해야 할 가부장제 - 이은규 섬세하고 사려깊은 캐럴 길리건은 자상한 안내자였다. 읽으며 생각하게 하고 저절로 스며들게 하는 부드러운 힘은 보살핌의 윤리가 갖는 자연스러움이리라. 담대한 목소리는 단단하지만 결코 경직되지 않은 호흡으로 시종일관 인간세계의 진보는 상호 보살핌에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구별하고 갈라서서 비난하는 것들로부터, 그 험한 것들로부터 탈주하는 상상을 시종일관 붇돋워주고 있다. 가부장제는 인류가 파묘(破墓)해야 할 험한 것이므로. 가부장제는 남녀를 구별하지만 페미니즘은 사람을, 생명을 하나로 보살핀다. 상호이해와 모두가 약자라는 보편적 약자로서의 성찰은 상호 보살핌과 돌봄의 윤리를 실현할 수 있도록 인도한다. 남성으로 살아온, 그 자체로 우위에 있으며 공공연한 가해자의..
20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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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뒷집 할머니
다시, 뒷집 할머니 잔디 아침에 일어나 할머니 집 마루 문이 열렸는지 닫혔는지 따뜻한 물을 마시면서 쳐다본다. 요양보호사 선생님 차가 아침 여덟 시가 되면 지나가는지 지나가지 않는지를 본다. 어~ 오늘은 일곱 시 오십 칠 분에 오셨네. 일찍 오셨구나. 선생님을 하니는 짖지 않고 반기는구나. 내가 할머니한테 가려고 우리 집을 나서기만 해도 짖는 녀석이. 스읍! 열한 시에는 빨래를 널고 요양선생님은 하얀 차를 끌고 가시는구나. 할머니 마당을 쳐다만 보지 말고 할머니께 오랜만에 가볼까? 이따가 가볼까? 이런 저런 마음들이 왔다 갔다 하는데, 오후엔 그냥 아무 마음 없이 햇살을 등지고 달래를 캔다. 우리 식구 먹을 거랑 할머니 거랑 캐야지. 한참 캐다보니 누군가 나를 부른다. 거기 있는 거 캐면 어떡 하냐고. ..
20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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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조롱’은 민주사회의 최대 걸림돌
‘혐오’와‘조롱’은 민주사회의 최대 걸림돌 배상철 (마을N청소년 대표, 인권연대 ‘숨’ 회원) ■ 혐오가 판치는 이유 없는 사회 비이성적인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유 없는 범죄나 혐오범죄가 기승을 부린다.. ‘머리가 짧은 것은 다 페미니스트다’ 양궁 3관왕의 주인공 안산을 향한 대표적 혐오 발언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강남역 살인사건’, ‘부산 돌려차기 사건’,‘진주 편의점 폭행 사건’ 여성들에게 공포감을 주고 젠더 갈등을 극대화하는 여성 혐오범죄가 극성이지만 여성가족부 등 권력 집단은 되려 여성 혐오범죄가 아니라는 주장으로 혐오를 방조한다. 이는 여성 혐오뿐 아니라 장애, 계급, 성별 정체성, 정치적 견해에 대한 혐오 전체에게 마찬가지이다. ■ 타락하는 민주주의 ‘혐오’ ‘수박’이니‘똥파리’니..
20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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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정치에 투표를
사람을 보고 투표하지 않겠다. 희망과 가치를 위해 투표하겠다. 나는 이런 정치에 투표하겠다. 보살핌의 윤리를 실현하는 돌봄 정치, 정의로운 기후 정치, 생명의 숨통을 틔우는 생명 정치에.
2024.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