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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진9

<제81호> 선물_정미진(인권연대 숨 일꾼) 어제 시 한편을 선물 받았다. 너무 기쁜 선물이지만 이내 마음이 불편하고 무거웠다. 그저 외면하고 근사한 모습만 보이려는 마음이 무거운 돌로 꾹 짓눌린 기분이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맞다. 진정으로 마음을 나눈다는 건 나의 치부를 들켜가는 일이였지..’ 오늘은 그 시를 소개해주고 싶다. 어느 오후 오늘 하루를 단 한줄 문장으로 표현할 수 없듯이 당신을 한 줄로 표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문장이 시작되듯이 새벽녘은 첫 그림자를 길게 그었고 당신의 속눈썹처럼 길고 촘촘한 밤이 찾아온다. 오늘 당신의 흰 하루에 그어진 한 획, 한 획은 어느 누구의, 어떤 마음의 그림자였는가. 당신의 커다란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투명하고 따뜻한 활자로 옮기고 싶은 1월 어느날 오후 불안도, 두려움도, 설렘도, 기쁨.. 2019. 10. 23.
<제80호> 글쓰기의 재정의_정미진(인권연대 숨 일꾼) 지난 6월 지역에서 청년활동을 마무리하며 청년정책토론회를 진행했다. 청년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이기도 했다. 준비된 발표가 끝나고 이어진 질문시간에 낯익지 않은 여성참여자가 자신의 창업아이디어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그녀는 ‘전자책’에 관한 창업을 고민하고 있으며 자신이 판단하기에 지역사회에도 비전 있는 아이디어가 될 것 같은데 정작 관련된 무언가를 시작할 때 특별한 지원이나 선례가 전무하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청주가 직지의 도시라는 이미지까지 만들어져있는데 아쉽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왜 전자책을 하고 싶으세요?’ 라는 궁금증보단 ‘당연히 안 되겠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잊힌 그녀의 질문은 몇 개월이 지나 내 머리를 후려치는 경험으로 다시 찾아왔다. ‘그 사이 몇 개월’을 잠시 .. 2019. 10. 22.
<제79호> 잠이 오는 순간_정미진 일꾼 언젠가부터 꿈꾸는 일이 별로 없었는데 최근 인상적인 꿈을 하나 꾸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꿈 이야기를 하나 해볼까 합니다. 꿈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익숙한 지역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한 사람이 제가 있는 곳으로 오기로 되어있었지요. 그 사람은 버스를 타고 제가 머무르는 곳으로 오고 있었고, 저는 기다리고 있었죠. 기다리고 있는데 이때 제 친구로 추정되는 사람이 등장합니다. 그 친구는 저를 데리고 갑자기 계단이 무척 많고, 오래되고, 낡은 그런 어느 공간에 들어갔습니다. 그 공간의 구조는 꼭 몇층인지도 모르는 건물 비상구계단 같았어요. 정말 지저분하고 무서운데 모순적이게도 아늑한 기분이 들었지요. 그리고 직감적으로 제가 있는 곳으로 오기로 한 그 사람을 마중가려면 이.. 2019. 10.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