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별을 품고
저마다 별을 품고 잔디 들판이 가을빛으로 흔들리고, 크고 작은 나팔꽃과 여뀌, 고마리, 쑥부쟁이, 익모초꽃이 바람 따라 피어나는 지금, 나의 부엌, 작은 창가에서는 백정화가 자라고 있다. 봄에, 한 달에 한 번 서는 마을장터에서 만 이천원을 미니선생님에게 주고 안고 왔다. 흰 꽃이 피어서 백정화라는 이름으로 불리운다고 하는데, 아직 꽃은 만나지는 못했다. 꽃말은 관심, 당신을 버리지 않겠어요, 라고 하는데, 두메별꽃이라는 이름도 갖고 있어서 꽃이 참으로 궁금하여 가끔 물을 흠뻑 부어주며 기다리고 있다. 꽃모양과 꽃향기가 궁금하다. 설레인다. 그 화분 옆에는 로즈마리가 자라고 있다. 로즈마리는 5월엔가 막내가 엄지손톱만한 로즈마리를 삽목하여 들고 왔는데 코코넛 껍질로 만든 화분 안에서 자라고 있는 것이다...
2023. 9. 25.
<107호> 그의 꽃자리를 기억함. _ 잔디(允)
진달래꽃 봉오리, 다시, 활짝 반짝이는, 지금, 한달 전에 돌아간, 그를 생각한다. 이숲에 피어있는 꽃이 없는 시절에도, 속절없이, 꽃자리를 남기고 떠난, 함께 앉아, 막걸리 잔 기울일 수 없는 거기로, 여행 떠난, 그가 남기고 간, 소리 없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아주 가끔 조우하던, 그를 자꾸, 생각한다. 이십년 전의 어느 날, 남편이 그와 만났고, 친환경농사를 짓는 마을로 가자하였다. 그곳으로 가서, 농사도 짓고, 마을 어른들과 마을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자고 하였다. 어쩌면, 그에게 기대어(그래도, 마음 나눈 사람이 마을에 산다는 것은, 아주 든든하기에…) 그리고 우리는, 그 마을의 작은, 첫 집으로 깃들었다. 가끔 그의 귀틀집 거실에 앉아, 부부 네 명이 마주 보고 앉아, 막걸리와 함께 수다하였고..
2021. 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