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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살며 사랑하며

<120호> 나를 돌보는 연습(3) 일상적이지 않은 일상아주 천천한 속도로 이 글을 읽길 바라며_동글이

by 사람이 되어 숨을 쉬었다. 2022. 4. 27.
2019425일 체스키크롬로프의 아침
 
분주하고 바쁜 준비시간을 거치면
조용하고 평화로운 조식시간이 된다.
 
바쁘게 움직이며 또 무얼해야할지 고개를 둘러보고 있을 때
Mr.Ree는 눈빛으로 나를 부르곤 말한다.
 
그냥 가만히 멈추고, 이 순간을 즐기면 돼.”

작은 나무 의자에 조그마한 방석이 있는 아담한 장소.
 
손님이 나를 볼 수 없는 곳에 앉아서
잔잔히 흘러나오는 피아노 연주곡과 Mr.Ree 이야기를 듣는다.
 
가만히 이곳에 앉아서
아무 얘기나 듣고 있는데
괜히 행복해서 눈물이 맺힌다.
 
그냥, 지금 이 순간만 생각할 수 있어서
참 좋다.
 
나는 나를 제일 먼저 생각할 수 있을까
 
어떤 조건이 주어지지 않아도
나로서 행복할 수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오늘은 뭘 먹을까, 내일은 어딜가볼까

 

나를 제일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곳에서

 

일상적이지 않은 일상을

일상으로 마주하며

 

지금 지내고 있는 일상이

일상적인 풍경이 아니었음을

 

나의 일상이

우리의 일상이

당신의 일상이

 

일상적이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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