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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쏘댕기기/2022년 도시쏘댕기기

후기 - 문암생태공원을 다녀오며

by 인권연대 숨 2022. 10. 19.

2022년 문암생태공원을 다녀오며


10월 15일 문암생태공원이 모든 시민들을 위한 접근성을 갖추고 있는 공간인지 살펴보고자 저상버스를 타고 다녀왔습니다. 이 번 쏘댕기기는 류호찬 회원님과 박승찬 시의원님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숨 사무실에 모여 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가벼운 마음이었는데요. 도착한 청운중학교 정류장이 공간도 좁고 경사로 없는 턱 위에 있어 휠체어가 접근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저상버스 리프트가 내려와 탑승할 수 있는 공간 역시 없었습니다.

우리가 이용하려 했던 831번 버스는 일부만 저상이었고 운행 시간도 많지 않아 영운동행정복지센터 정류장까지 걸어 이동하였습니다. 500번 저상 버스를 타고 환승을 위해 도청으로 갔습니다. 저상버스를 타는 과정에 리프트가 오래되었는지 나오지 않아 버스기사님이 리프트를 강제로 끄집어내어서야 버스를 탑승할 수 있었습니다.

문암생태공원으로 직접 가는 920번 버스는 2대만 운행 중이었는데요. 그 중 한 대만이 저상버스였으며 배차간격이 1대당 약 30분 꼴이었습니다. 25분 뒤에 도착하는 버스는 비저상버스였기에 다시 정류장을 옮겼고 문암생태공원 주변으로 향하는 40-1번 버스에 탑승하였습니다. 휠체어 이용객이 있음을 버스에서 확인하지 못하고 지나칠 뻔했으나 함께 동행한 분이 버스에 들어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버스 여러 대가 밀려들어오는 시내 특성상 저상버스 리프트와 정류장의 간격을 맞추어 조정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무사히 탑승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버스 기사님이 친절했으며 저상버스를 탄 이후 처음으로 안전장치 설치할 건지도 물어봐 주어서 편한 마음으로 버스를 타고 푸르지오 우미린 아파트 방면까지 이동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자전거 도로로 걸어가며 문암생태공원에 도착하였습니다. 인도도 있었지만 인도와 자전거도로를 잇는 길이 잔디밭이었고 쌍방보행하기에는 도로가 좁은 편이었습니다.

 

자차로는 20~30분이면 가는 문암생태공원을 대중교통으로 2시간이 넘게 걸려 도착하고 나니 이곳이 누구를 위한 공간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걸어오며 문암생태공원 입구 횡단보도에 신호가 없고 차들이 빠르게 달리는 것을 보며 보행자와 자전거이용자들에게 매우 위험해 보였습니다.

 

공원 내 화장실의 경우 장애인화장실 자체는 괜찮은 상태로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비장애인화장실 문이 고정된 상태로 장애인 화장실 자동문 버튼을 가로막아 혼자 온 장애인들은 어려움을 겪을 것 같았습니다. 동행한 분들이 문제제기를 하니 관리인은 몰랐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점심을 먹고 문암생태공원에서 열리는 ngo페스티벌에도 잠시 참여하였습니다. 회원 분들과 지인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며 다양한 부스들을 둘러보고 나서 저상버스 타고 쏘댕기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쏘댕기기는 예상보다 험난했습니다. 한 편으로 준비 부족 같아 실망스럽고 짜증이 났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왜 철저한 준비를 거쳐 버스 이용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 봅니다. 동시에 이용할 수조차 없는 정류장의 환경과 노선 일부만 저상버스가 배치되어 있는 상태의 체감을 확실하게 느껴본 시간이었습니다. 보행자를 고려하지 않는 문암생태공원의 환경을 바라보며 사람 중심의 공간에 대해 생각합니다. 자동차보다 사람이 먼저인 도시를 상상하며 다음 쏘댕기기를 기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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