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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10

<제69호> 내가 해봐서 아는데… _이병관(충북·청주경실련 정책국장) MB의 명언(?)으로 유명해진 ‘내가 해봐서 아는데’는 내가 어릴 때 가장 듣기 싫어했던 말 중 하나였다. 동방예의지국에서 충효사상(!)을 배운 몸인지라, 나도 기본적으론 어른을 공경하고, 어른들의 오랜 경험에서 배울 게 많다는 점은 인정한다. 아무리 빅데이터가 대세이고 인공지능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라지만, 인간의 경험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도 분명 있다. 내가 이 말을 싫어했던 이유는 어른들의 경험에서 배울 게 없다고 생각해서가 아니었다. 그 경험을 나는 결코 할 수가 없기 때문이었고, 그런 비슷한 경험조차 할 기회를 주지 않으면서 ‘경험했던 자의 우월성’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때까지 내가 했던 일이라곤 학교와 집을 왕복했던 게 대부분이고(입시학원을 안 다닌 게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2019. 10. 1.
<제68회> 얼마나 잘 살아야 행복할 수 있을까?_이병관(충북·청주경실련 정책국장) 어릴 때 꿈이 너무 소박했던 것일까? 나는 마음만 먹으면 어릴 때 꿈을 이룰 능력이 있다. 과자도 배터지게 먹을 수 있고, 게임기도 살 수 있고, 만화책도 마음껏 읽을 수 있다. 아플 때 보양식(?)으로만 먹을 수 있었던 그 귀했던 짜장면도 언제든지 먹을 수 있다. 그런데 왜 만족하지 못하고 행복하지 않은 걸까?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현재 존재하는 에너지원을 대부분 경험하였다. 나무를 때다, 연탄으로, 그리고 석유를 거쳐 지금은 도시가스를 사용하고 있다. 점점 더 효율이 좋은 에너지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되었고, 내 삶도 그만큼 더 편리해졌다. 얼핏 보면 점점 좋아진 것 같은데, 여기엔 한 가지 함정이 있다. 결정적인 분기점은 나무에서 연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발생했다. 나무는 돈을 주고 사는 것이 아니.. 2019. 10. 1.
<제67호> 좋은 것을 얻기 위해선 나쁜 것도 받아들여야_이병관(충북·청주경실련 정책국장) 나는 수박이나 파인애플, 귤 같은 과일이 아니면 그냥 껍질도 먹는 편이다. 우리 집은 농사를 짓기 때문에 과일에 얼마나 많은 농약을 치는지 잘 알고 있다. 껍질을 까서 먹으면 과일을 껍질째 먹을 때보단 무언가 해로운 성분을 섭취할 확률이 적어질 것이다. 대신 껍질에 들어있는 유익한 성분을 섭취할 가능성도 0%가 된다. 나는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고 껍질에 들어있는 유익한 성분을 함께 먹는 쪽을 택하고 있다. 비록 잔류농약이라든가 안 좋은 걸 함께 먹게 되겠지만, 잃는 것보단 얻는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사실 껍질을 까는 것, 그리고 깐 껍질을 처리하는 것이 귀찮아서 그냥 껍질째 먹는 것이지만, 지금은 이런 거창한 이유를 붙이고 있다. 2005년 ‘김일병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던 비무장지대 초소는.. 2019.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