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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수희씨와 책읽기(종료)

<116호> 정말, 정치가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 _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이수희 대표

by 사람이 되어 숨을 쉬었다. 2022. 1. 6.

오늘은 아침부터 놀랐다. 신지예가 국민의힘 윤석열 선거 캠프로 들어갔다는 뉴스 때문이다. 예전 녹색당 후보로 서울시장에 나선 그가 너무 멋져 후원금을 보내기도 했다. 이후 여러 말들이 들려오긴 했지만 그래도 기대를 걸어볼만한 정치인이라고 생각했다. 라디오 인터뷰를 들으니 그가 윤석열을 돕기로 한 이유가 좀 황당하다. 윤석열 후보가 조폭 같다는 편견을 가졌는데 실제 만나보니 그렇지 않았으며,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여성폭력을 해결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란다. 그는 제3지대를 떠나지 않을 거라고 국민의힘에는 입당하지 않을거라고 말했다. 대체 정치란 무엇이기에 윤석열의 한마디에 새 시대를 열 수 있을 거란 확신을 가졌다고 말하는 걸까?!

 

오늘은 신지예가 뉴스를 차지했지만 연일 윤석열 후보의 아내 김건희의 학력 허위 기재 의혹과 이재명 후보의 아들 성매매 의혹이 대선 뉴스의 중심이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정책 이야기는 없고, 온갖 썰과 여러 의혹들이 하루 종일 미디어를 통해 반복, 확산되고 있다. 그런 뉴스의 홍수 속에서 드는 생각은 딱 하나이다. 왜 우리는 겨우 이런 대통령 후보밖에 없는지 한심스럽다. 이런 선거는 정말 처음이다.

 

네거티브 공방으로 치닫기만 하는 대선도 황당하지만 더욱 걱정스러운 건 지방선거이다. 대선보다 더 중요할 수 있는 지방선거는 아무런 이야기가 없다. 올해 나는 <뉴웨이즈>의 뉴스레터를 읽으며 참 많은 자극을 받았다. 그들의 활동방식, 메시지가 참 멋졌다. <뉴웨이즈>는 젊은 기초의원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비영리단체이다. 지역 곳곳에 젊은 정치인들을(뉴웨이즈는 젊은 정치인을 젊치인이라 부른다) 찾아 인터뷰를 하고, 정치를 하고자 하는 젊치인들에겐 무엇을 하고픈지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유권자를 캐스팅 매니저라 부르며 우리 동네에 필요한 기초의원을 채용하라고 말을 건넨다.

 

우리나라엔 젊치인이 너무나 부족하다. 2018년 지방선거만 해도 당선자 중 만 39세 이하는 전체의 6% 밖에 안되고, 광역자치단체장이나 기초자치단체장과 교육감중에는 만39세 이하는 아예 없다. 기초의원도 6.6%에 불과하다. 청주도 마찬가지다. 청주시의회만 해도 40대 의원이 2명밖에 되지 않는다. 뉴웨이즈는 이런 정치 환경을 바꿔보겠다며 젊치인들을 키워내겠다고 선언했다. 그들의 선언대로 기초의원 젊치인들이 만드는 변화를 알기 쉽게 잘 전달해줬다. 뉴웨이즈 덕분에 기초의원의 중요성을 새삼 알게 됐고, 젊치인들에게서 희망도 봤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에서 활동가 대회로 지방선거 관련한 주제로 토론회를 열기로 해 젊치인 인터뷰 중에서 인상깊었던 젊치인 황은주 대전시 유성구의회 기초의원을 초대했다. 내년이면 서른이라는 황은주 의원은 대학에서 정책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동네에 관심을 갖고 청년 정책 들을 만들어 정치인들에게 제안하는 활동을 하다가 직접 출마까지 하게 됐다고 정치를 시작한 배경을 이야기했다. 황은주 의원은 20대 청년이 내민 정책들을 잘 받아주고 직접 정치를 할 수 있게 이끌어준 좋은 정치인과의 만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우리 지역은 어떤가?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려고 노력하는 정치인이 과연 있기는 한건가?!)

 

그날 토론회에는 지역에 2030 활동가들이 토론자로 나서서 청년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려줬다. 청년이라는 말을 정치와 언론이 이용하기만 하는 현실, 지방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실패자 낙인을 찍거나 개발중심의 정책에 오히려 피해자가 되어가는 현실, 거대 양당구조의 문제, 시민단체 활동가로서의 현실 등 청년 활동가들이 바라보는 지역과 정치권, 그리고 시민단체에 대한 목소리를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들었다. 왜 진즉에 이런 기회를 마련하지 못했을까? 나 역시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청년들을 소비만 하려 했던 건 아니었나 싶어 돌아봐야 했다.

 

지난 민선 7기는 최악이었다. 지역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다. 개발 중심의 시대착오적인 자치단체장들 탓에 지역 민주주의는 무너졌다. 지역주민들에게 지역 정치도 달라져야 하지 않겠느냐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직접적인 일을 도모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지역의 소중한 청년 활동가들에게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거란 희망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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