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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 - 버지니아 울프 이구원소설, 수필, 강연 그 어딘가 사이에 있는 책이다. 내용은 길지 않지만 막 빠져들며 읽지는 못했다. 솔직히 저자처럼 일상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질문하며 살다가는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여성의 자유로운 글쓰기의 출발점을 적당한 수입과 자기만의 방(공간)이라 보았던 버지니아 울프의 주장은 장애인을 포함한 소수자성을 지닌 존재가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한 최소 조건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에 만연했던 차별 중 어떤 것은 철폐되었지만 여전히 아직도 우리는 차별과 혐오의 시대에 살고 있다. 남성이라는 권력적 계층의 속성과 장애인이자 저소득층으로서의 소수자성을 모두 지니고 있는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그저 고민이 들 뿐이다.  이재헌 1928년 런던에서 ‘여.. 2024. 5. 19.
144호(2024.4.25 발행) 2024. 4. 25.
새로 돋는 풀잎들에 부쳐 새로 돋는 풀잎들에 부쳐  이영광  되어야 할 일이 있다면 네가 작아지는 일네가 작아지고 작아져서 세상이 깜짝 놀라고여기에, 생략처럼 아찔한 것이 있구나없는 줄 알았구나하얗게 조심스러워지는 것작아지고 작아져서 네가 부는 바람에도아직 불어오지 않은 바람에도 철없이 흔들려지워져버릴 것 같아서용약(勇躍) 큰 걸음들이 그만 서버리고없음인 줄 알았구나숨 멈추는 일되어야 할 일이 있다면, 단 하나인 네가 막무가내로여럿이 되는 일황야의 연록 홑이불,골목의 이글대는 거웃이 되는 일없음이란 것이 무수히 생길 뻔했구나없음을 목격할 뻔했던 가슴들이도처에서 막힌 숨을 토하고여기에, 생략처럼 무시무시한 것들이 있었구나있음이란 것이 정말 있구나종아리만 하고 허벅지만 한 나무로 멈추는 일백 년 이백 년 된 아름드리나무들로 함께 걷.. 2024. 4. 25.